후지미판타지아 문고판 풀 메탈 패닉 12권을 나온지 1년 반이나 지나서 드디어 완독. 가토 쇼지 씨의 12년에 걸친 연재의 끝이자, 개인적으로도 2002년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했으니 장장 10년만의 마지막이다.
물론 이 시리즈에서 소스케나 카나메가 죽을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주요 등장 인물 중 독자가 챙길만한 모든 사람(카리닌과 레나드만 제외)은 살아남아 해피엔딩으로. 레나드에게 카나메가 납치된 이후로 아아아아아아주 오랫동안, 장편 only로 보면 후반 50% 전체가 쇠퇴일로에 전사자 속출의 미스릴 서태평양전대와 함께 무거웠던 분위기도 마지막의 마지막에 와서 다시 유머를 되찾아서 다행이다.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시리즈 완결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AI '알'의 생환인데, '저는 기계입니까? 인간입니까?'로 시작해서 '혼자 해보겠습니다'로 이어지는 장면이 알의 최후였다면 사이버포뮬러 SIN 블리드 카가의 오우거가 최종전 마지막 코너에서 남긴 '체크아웃 (+1)'에 버금가는 "기계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대사로 기억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남은 능력을 한계까지 쥐어짜내는 기계와, 악전고투에 찌든채 지옥문 앞에 선 남자의 마지막 교감!! (물론 과묵한 오우거와 달리 알은 수다쟁이라서 이런 장렬한 최후따위 안 어울리는 면이 있긴 하다만) 핵폭탄 꺼지셈!! 인간의 증명, 람다 도라이바~!!!! 알... 그는 좋은 AI였습니다. 지못미.
하긴 죽이기에는 그동안 알의 인간적 면모를 너무 강조해왔다. 그러면 기왕 살려놓은 김에 좀더 후일담을 남겨줬어도 좋겠건만. 마무리에 바쁜 작가가 알에게 남긴 것은 '다른 몸을 만들 계획이 없다면 차에라도 실어주세요. 차종은 트랜잠을 희망합니다'가 다란 말인가. 알... 지못미.
참고로, 여기서 '트랜잠'이란 것은 유명한 20세기 미국 드라마 'Knight Rider'의 '킷트(KITT)'의 원형인 GM의 Pontiac Trans Am. 똘똘한 차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차이니 알의 이 선택은 가토씨로서도 자연스러운 것이었겠지만 발표 시점인 2010년의 트랜잠은 이미 건담OO가 점령해버렸다. 알... 지못미.
이제 문제는 풀메탈패닉 어나더 스토리를 계속해서 볼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 뿐이다.
아, 그 전에 구사일생이 남았군.
그나저나 애니메이션은 더 안 나오는 것인가?! 애니메이션은!? 쿄애니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