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하우스 다운, 디오라마 같은 영화
디오라마가 무엇인가 하면,
현재의 '디오라마'는 그 일부가 3차원인 실물 복제품 또는 축적 모형을 말하며, 주로 역사적 사건, 자연 풍경, 도시 경관 등을 제작하여 교육용이나 오락용으로 활용된다. 미니어처 디오라마는 통상 실물보다 훨씬 작으며, 역사적 또는 허구의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축소 모형과 조경을 사용한다.
from 위키피디아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정말 그런 느낌이 난다. 스케일과 사이즈에 집착하는 롤랜드 에머리히 영화답지 않게 인디펜던스 데이에서는 한방에 초토화 시켰던 백악관 건물 하나를 무려 두 시간에 걸쳐 때려부시는게 아닌가. 그나마도 다 부시지 못했다. 평소 같으면 폭탄이 하나 터지면 마천루가 하나 무너져야하는 것이 이 남자의 영화거늘, 화이트 하우스 다운에서는 폭탄이 하나 터지면 정원수 하나 정도 크기의 화염과 함께 백악관의 일부가 조금씩 파괴!
영화 배경의 90% 이상이 백악관 내부이니 사용되는 공간이 원체 좁기도 하지만, 백악관 울타리 바로 너머에는 주 방위군의 얇디 얇은 포위진 너머로 취재진과 구경꾼이 인산인해.. 그야말로 조그만 디오라마 세트 위에서 제3차 세계 대전이자 핵전쟁의 가능성을 걸고 육해공으로 치고 받고 싸우는 주인공들을 관객인 우리 뿐 아니라, 영화속 구경꾼들도 다 함께 구경하는 멋진 구성이다.
이 좁디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맨몸으로만 때우느냐하면 장비도 엑스트라도 빵빵하다. 군산복합체도 나오고 중동평화협정도 나오고 에어포스 원도 나오고 마린 원도 나오고 연방준비은행도 나오고 해킹도 나오고 노라드도 나오고 블랙 호크도 나오고 네이비 씰도 나오고 탱크도 나오고 재블린도 나오고 방탄 리무진도 나오고 핵잠수함도 나오고 랩터도 나오고 더락도 나오고(응?) 그 와중에 누가 봐도 오바마(제이미 폭스)는 생사의 위기에도 개그치는 것이 이 영화다!
악역들의 테러의 목적이나 동기에 설득력이 있으리라 기대하면 안된다. 나쁜 놈은 때려잡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이야기를 들어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빵야빵야 쾅~쾅~ 너죽고 나죽자에 집중하다보면 영화는 관객의 시간을 가지고 도망가 버린다. 그야말로 킬링 타임용 영화로 썩 괜찮다. 단, 머리도 비우고 봐야 한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아래와 같은 의문을 품게 된다.
... 5.5/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