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태풍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전원 불안정이 있었는지, 아니면 습한 날씨 탓인지 아무튼 서브컴에서 5년간 묵묵히 자기 일을 해온 OS용 웨스턴 디지털 HDD가 반쯤 정신을 잃었다. 작년 홍수 이후로 가격이 폭등한 HDD 구매는 최대한 미루어오고 있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이 뭔가 사기는 사야겠고...
현재 부팅용 HDD 제품군은 시게이트, 웬디 양쪽 다 배송비 포함 8만 6천원 부근에 1TB 제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128GB의 SSD도 대거 12,3만원대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 사실. 여기에 8월 중반부터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할인을 시작해 HDD 가격에 살 수 있는 라이트온 E200 시리즈 80GB가 끼어들어 고민을 해결해주었다.
라이트온 E200 시리즈는 말많고 탈많던 샌드포스 컨트롤러가 아닌 요즘 꽤 호평받는 마벨 컨트롤러를 채용한 것이 장점 중 하나. 샌드포스도 한때는 선호 브랜드였던 것을 고려하면 100% 믿을 놈은 없겠지만, 어쨌든 요새 대세가 마벨 컨트롤러 임은 부정할 수 없다. 거기에 64/128/256이 주류인 시장에 타사 64/128과 비슷한 가격의 80/160을 내놓은 전략. 128 vs 160에서는 좀 덜하지만, 빠듯한 용량의 64 vs 80에서는 아무리 삼성에 후한 한국 소비자라고 해도 16GB의 여유 공간이 더 생기는 E200은 꽤 괜찮은 선택이다. 그리고 옵션으로 삼성 830 시리즈는 3.5" 컨버터가 포함된 데스크탑 패키지는 베이직 패키지와 만원 정도 가격차를 두고 있지만, E200은 컨버터가 기본 포함인데도 830의 베이직 패키지와 가격이 같다.
여기까지 보면 E200은 나름 업계 선두 주자인 인텔/삼성과는 급이 다른 저가형 SSD인 것 같은데,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 더 매력적. 라이트온의 한 세대 전 모델인 S100은 플렉스터 M3P 시리즈와 쌍둥이로 알려져있는데, 바로 M3P의 제조원이 라이트온이기 때문. 플렉스터 브랜드야 ODD때나 유명했던 것 아닌가 싶지만, 물 건너 일본 시장에서는 GB당 단가가 삼성 제품보다 높아도 잘 팔리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그에 비하면 한국에선 떨이다 떨이.
아무튼 이 S100의 후속은 S200으로 따로 나왔지만, 저가형 E200은 과거 평가가 좋았던 S100을 기본으로 8개 사용되던 플래시 메모리 칩을 5개로 줄인 차이만 날 뿐, 동작 특성이 S100(=M3P)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용량만 8:5로 줄어서 S100 128GB -> E200 80GB가 된 셈. 채널이 줄어든 탓에 쓰기 퍼포먼스는 많이 딸리지만 하드코어 유저가 아닌 이상 이 정도도 HDD에 비하면 충분히 빠르다.
SSD를 써보고는 싶은데 10만원을 훌쩍 넘기는 128기가 제품을 덜컥 사긴 좀 그렇고, 그렇다고 용량은 절반인데 가격은 절반이 아닌 64기가 제품을 쓰자니 뭔가 아쉬운 사람들은 꼭 한번 라이트온 E200 80기가 제품을 고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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