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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저쩌다 보니 선물로 MNW 냄비를 하나 받게 되었다. 평소 주방 용품에 전혀 조예가 깊지 않은 본인은 MNW라는 브랜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지만, 선물로 받은 것인데 그 유래도 모른다는 것은 큰 실례가 된다고 생각하여 평소 물건을 사기 전에 하듯 꼼꼼한 뒷조사를 하기로 했다. MNW 브랜드의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본인의 여정을 한번 끝까지 따라와보시길 강력히 추천한다.


    일단 모르는 것이 있으면 구글링이다. 'MNW 냄비'를 검색하여, 첫번째 링크(http://blog.naver.com/jung700311/50148028984)를 클릭해보았다.


    음... 신세계 롯데 현대가 모두 취급하고 있다고...

    음... 독일 명품인데 원산지가 대한민국이라서(?) 비용이 절감되어 싸졌다고...

    (참고로 내 손에 들려있는 MNW의 바닥에는 made in japan이라고 각인이 되어있음)

    아니!! 무슨 블로거가 5중 바닥 냄비를 반토막을 내서 절단면 사진을 찍고 있어!

    평범한 소비자의 리뷰가 아니라 제조사 협찬에 의한 리뷰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계속 훑어본다.

    역시나 좋은 이야기 만발하는 가운데, 눈길을 끄는 '안내문 스티커'에 관한 내용.

    냄비 안쪽 바닥면에 부착되어 있는 스티커는 블로그 설명처럼 '인덕션에 사용가능하다'는 뜻이 아니고,


    NOTE: Induction being a very fast source of heating, never expose empty casseroles and pans to heating as overheating may damage your cookware.


    이런 내용이다. 번역하면, 빈 냄비를 인덕션 쿠커 위에 올려놓지 말라는 지당하신 말씀. 사실 이 스티커야말로 이 여행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인데, 아무리 쉽게 제거된다고 해도 사람이 먹을 음식이 닿는 면에 접착제가 도포된 스티커를 붙이는 행위를 하는 독일 명품 회사를 본인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나름 열심히 닦아서 물을 넣고 끓여보았더니, 스티커 붙어있던 자리에만 기포가 네모반듯하게 송글송글 맺힌다. 다시 한번 빡빡 닦았지만 그래도 어렴풋이 보이는 사각형 자국... 이것은 내가 냄비 보는 안목은 물론 닦는 것에도 조예가 깊지 못한 탓이리라?


    아무튼 반토막 난 냄비를 본 순간, 글에 대한 신뢰도 반토막 난 본인은, 그 다음 네이버 블로그 글(http://blog.naver.com/kdan999/40166667290)에 들어가보았다.



    음.. 이전 블로그와 거의 다르지 않은 내용들이 포함되어있다. 혼수냄비, 독일 스탠 냄비의 명품, 장인의 정신이 깃든 명품!이라고 한다.



    뭣이! 완벽한 진공상태?! 아.. 정신이 아득해진다. 빨리 여기서 나가야겠어!


    이 쯤에서 역시 네이버 블로그에는 더 이상 꿈도 희망도 없는 것 같아, 구글의 다음 검색 결과 중에서 이름만 보아도 달인들이 모여있을 것 같은 82cook의 게시글(http://www.82cook.com/entiz/read.php?num=49598)을 8282 열어보았다.



    오오.. 문외한인 나도 아는 그 유명한 휘슬러나 WMF보다 좋다니! 82cook의 다른 글들을 몇 개 더 읽어본 결과, '백화점에서 파는데 너무 비싸다' '써보니 좋다 추천한다' '비싸고 좋은거 맞다 디자인도 훌륭하다' 등의 평가가 있다. 82cook의 중론은 독일 명품이고 비싸지만 그 값은 한다는 듯. 한국 수입원은 블로그 마케팅을 아주 신기하게 하지만 어쨌든 제품은 좋은 것으로...


    그래, 그럼 명품이 비싸다는데 대체 얼마나 비싼지 찾아봐야지. 이렇게 된 이상 우리나라에서 파는 건 다 나오는 다나와로 가서 'MNW'를 검색, 판매자수가 적당한 첫 냄비(http://prod.danawa.com/info/?pcode=1074281&cate1=1985&cate2=43066&cate3=43086&cate4=43101&keyword=MNW)를 열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라더니 과연 냄비 가격이 예사롭지 않다. 오픈 마켓에서도 여러 판매자가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 굴지의 홈쇼핑들도 취급하고 있구나. 막 사라졌던 믿음이 다시 솟아난다. CJmall의 제품 페이지(http://www.cjmall.com/prd/detail_cate.jsp?item_cd=11666081)로 이동. CJmall에서 MNW를 검색해보면 이 냄비 말고도 많은 제품을 취급하고 있고, 판매자 중에는 진짜 현대백화점도 있다. 아무튼 제품의 장점을 길게 나열하는 상품 설명의 끝부분에 나의 의문인 'MNW란 무엇인가?'에 직격하는 브랜드 히스토리를 발견하여 뜯어와 보았다.



    ... 말이 무척 길다. 하지만 무슨 소리인지 도통 이해가 안된다. 그러니까 덴마크 회사 EVA(에바!?)의 자회사로 출발했는데, 참고로 EVA는 1913년에서 1939년까지 26년 동안 성씨가 다른 가족이 대를 이어 첫번째 작품만 깎은 방망이 깎던 노인이고, 오늘날에는 성씨가 또 달라진 아들이 경영하다 그 후 조카와 삼촌들에게? 미래 예언? 갑자기 나타나는 MNW의 자회사? 새로운 도점? 변화를 추구하는 의지와 욕망은 묵살되었지만 모험과 용기로 일의 진행을 다르고 대담하게 했다고?? 이것은 마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Q 마지막의 다음회 예고를 보는 기분! 과연 트렌디하면서도 타임리스한 럭셔리 피스의 크리에이터들은 우리 노멀 피플들의 보캐뷸러리를 구사하지 않는다는 팩트(a.k.a. 보그병신체)를 리얼라이즈한 나는 혼미한 정신을 추스르기 위해 일단 여기서 멈추고 다른 힌트를 찾아보기로 했다.


    + 13.04.25 잘보면 위 브랜드 히스토리는 MNW가 아니라 온통 EVA 브랜드 얘기만 하고 있다. 이대로 넘어가면 EVA가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100년 전통 덴마크 가족 기업 EVA의 제대로 된 연혁을 가져왔다. 익숙한 이름들이 나오는데, 과연 양 엥겔브레히트씨는 에릭 망고르씨의 아들이 아니라 에릭 망고르씨의 아들 요한 망고르씨의 조카다. (삼촌 같은건 있지도 않아!) 2대 아버지가 너무 정정하셔서 55년이나 현역에 계신 덕에 아들 3대 요한씨는 대표직에 겨우 4년 있었지만, 어쨌거나 3대 대표 요한 망고르씨가 이 사실을 알면 아주 섭섭할 듯. 왜 남의 집 족보를 브랜드 히스토리에다 그것도 엉망으로 옮겨적어서 아들의 조카를 아들로 둔갑시키는 패륜을..

    http://www.evasolo.com 처음 창 좌하단의 점 세개 중에 오른쪽 점을 찍으면 이 페이지를 볼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래. 독일 명품이니까 독일 쪽에는 뭔가 있겠지.

    아마존 독일 사이트에서 MNW 검색. (http://www.amazon.de/s/ref=nb_sb_noss/280-1254085-2328619?__mk_de_DE=ÅMÅZÕÑ&url=search-alias%3Daps&field-keywords=MNW) 검색 결과 냄비 없음.

    아마존이 혹시 냄비는 취급을 안 하나? WMF를 검색. (http://www.amazon.de/s/ref=nb_sb_noss?__mk_de_DE=ÅMÅZÕÑ&url=search-alias%3Daps&field-keywords=WMF) 쏟아져 나온다.

    독일 사람들이 독일 명품에 애정이 없구만. 원래 가까이 있을 땐 소중한 걸 모르는 법이지.

    프랑스에서 검색, 안 나옴.

    영국에서 검색, 안 나옴.

    미국에서 검색, 안 나옴.

    멀리 한국 사람들만이 그 진가를 알아본 독일의 명품, MNW!


    명품의 고향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 것인가, 개나 소나 접근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 고고함이야 말로 명품의 조건인 것인가? 실의와 좌절에 빠진 본인, 그러나 단서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제품 박스에 작은 글씨로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는 회사 홈페이지(http://www.mnw-dk.com)를 발견한 것이다. 아무래도 독일 명품이니까 영어보단 독일어 페이지로 봐야겠다. 한국어 페이지는 없다. 이 회사는 한국인들이 외국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 13.04.24 공교롭게도 이 글을 올린 후 사이트는 임시 페이지를 띄우고 maintenance에 들어갔다. 아래의 페이지는 지금은 볼 수 없다.


    으흠.. 그래.. 그렇구나... 이런 훌륭한 내용이... 그런데 독일어 페이지 주소가 /garm이군.. /germ이 아니라 /garm이란 말이지. 영어 페이지 주소가 /eng인걸 보면 /germ이어야 할 것 같은데 /garm이구나. 말하자면 한국을 헌국이라고 적은 셈인데. 이 놈의 웹페이지 누가 만들었는지 잡아서 혼을 내줘야겠다. 게르만의 프라이드에 스크라치를... 웹페이지 소스를 까보면 힌트가 있지 않을까 싶어 소스를 까본 순간, 나는 밀려오는 전율 앞에 스크롤할 힘조차 잃었다.


    주목할 부분은 중앙 하단의 컬러풀한 텍스트. 그 중에서도 'font-family: Verdana, Dotum'


    돋.움.체! 바탕도 굴림도 궁서도 아니고 돋움!


    오오, IT 강국 코리아. 한글 한 글자도 들어가지 않은, 독일어, 영어로만 되어있는 명품 회사의 홈페이지 제작을 한국의 업체가 수주하다니! 기술은 훌륭하지만 외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한국인이 Germany(저머니)를 Garmany(가마니)로 만들어 놓았구나! 할 수만 있다면 내가 막 대신 사과해주고 싶은 이 마음!!!


    회사에 이메일을 보낼 수는 있게 되어있지만 아날로그 세대인 구닥다리 본인은 기왕이면 손편지를 보내고 싶어져서 주소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홈페이지 어디에도 주소 따위는 없어! 그럼 육성으로라도 어떻게 안될까싶어 전화번호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전화번호 따위도 없지! 신비주의 독일 명품 MNW!


    + 13.04.24 공교롭게도 이 글을 올린 후 변경된 임시 페이지의 font-family는 Times New Roman과 Times 서체로 변경되었다. 한국말로 지적했는데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반영하는 우리말에 능한 독일 명품 MNW!

    하지만 독일어는 날리고 영어만 쓸지언정 절대로 한국어로 만들어 줄 생각은 없는 독일인의 마지막 자존심!

    + 13.05.24 한 달을 기다렸지만 홈페이지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100년 전통 앞에 한 달 쯤이야.

    + 13.06.24 두 달 지났다고 달라지는 건 없더라.

    + 13.07.24 영원히 안 돌아오려나봄.

    + 13.08.24 상동

    + 13.12.05 상동

    + 14.03.05 일주년이 다가오지만 상동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이렇게 된 이상 좀더 뒤를 캐봐야겠다 마음을 먹은 본인은 어나니머스도 울고갈 해킹 실력을 발휘하여 웹사이트 주소 www.mnw-dk.com에 ping을 날려보았다. 결과는 request timeout이었지만, 나는 ping flood attack을 하려한 것이 아니라 그저 웹서버의 ip address를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확인된 ip는 211.43.212.52.


    다음은 우리나라 주요 방송국과 몇몇 은행을 탈탈 턴 노쓰 코리안 해커 부대가 해골과 함께 남긴 이름,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whois(http://ipwhois.krnic.or.kr/kor/)가 등장할 차례. IP를 넣고 검색해보면 결과는!!!!



    아니 이 독일의 명품 회사는 홈페이지 제작을 IT 강국 대한민국에 아웃소싱했을 뿐 아니라 LG U+의 회선을 이용하며, 호스팅은 가비아에게 맡기고 있단 말인가! 가비아가 어떤 회사인가? 무려 탄탄한 고정 시청자층을 자랑하는 KBS 인기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주연 아이유)'에 극중 '가비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협찬하고 있는 바로 그 회사 아닌가!? (http://blog.gabia.com/363) 덤으로, mnw-dk.com 도메인의 레지스트라도 가비아다. 뭐 호스팅 업체에서 DNS 관리까지 하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가?

    위 내용을 보면 도메인 등록자는 경기도에 위치한 키엔코라는 회사다. 그렇다면 이 회사가 가마니 사태를 일으킨 웹사이트를 제작한 업체인가!? 그런데 왜 독일 명품 회사의 도메인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에 있는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거지?


    이제 믿을건 구글신 뿐이야! 파워블로공구어들만 있는 네X버는 꺼져!

    그리하여 구글신에게 빌고 빌어 헤매고 헤매고 헤맨 끝에 드디어 나는 답을 얻었다.


    'We are one of leading manufacturers and exporters of cookware in Korea. Especially in field of stainless cookware. Now we got a good reputation and we are dealing a good brand MNW. (우리는 한국의 주방기구, 특히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의 생산 및 수출 선두 업체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현재 좋은 평판을 얻고 있으며 좋은 브랜드 MNW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 http://www.southkoreayp.com/company/90309/MNW중 발췌


    더이상 덧붙일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위 MNW와 (번지만 조금 다른) 주소, 전화번호, 팩스번호가 일치하는 도메인 소유주, (주)키엔코라는 회사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초반부에 찾아본 cjmall의 냄비 상품 설명 다음 부분을 보면...



    독일 명품 MNW의 고향의 주소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621-21, 전화번호는 (031)966-5288.

    제이슨 김씨(혹시 김정석 팀장님?)에게 문의하세요.


    오늘의 여행 끝. 고양고양한 여행의 피로가 밀려온다..



    + 13.04.23

    하지만, 이 여행의 블로그 글 카테고리는 명색이 "가고/해외"인데 나라 밖에 제대로 나가보지도 못했으니... 마지막으로 독일을 한 번 가보자.


    그 이름도 찬란히 빛나는 게르만의 정부기관 독일특허상표청(German Patent and Trade Mark Office, GPTO)에서 MNW를 찾는 것은 독일어를 몰라도 영어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직접 찾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된다.

    https://register.dpma.de/DPMAregister/marke/register/306129183/DE


    100년 전통의 독일 명품 MNW의 상표는 독일특허상표청(GPTO)에 지금으로부터 7년전인 2006년에야 출원되었고, 그 소유자는 이제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대한민국 경기도 고양시 소재의 (주)키엔코.

    (그리고 그 2006년 2월에 있었던 일 : http://www.82cook.com/entiz/read.php?num=33130)

     

    비교를 위해 또 다른 독일의 명품 WMF를 같은 방법으로 찾아보면 (https://register.dpma.de/DPMAregister/marke/register/348349/DE) 상표 출원은 1925년, 등록은 1926년, 소유자는 WMF 독일 본사.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진짜 끝.


    + 독자의 제보로 발견한 재미있는 내용 추가

    그리고 사라지는 독일... http://otakomori.tistory.com/530


    정말정말 끝.


    + 13.06.19 다시 돌아온 독일이

    2013년 6월 7일 네이버 모 카페에서 독일 명품 공구 절찬리 진행중.


    + 14.03.05 CJmall에서 다시 검색을 해보니 브랜드 히스토리가 브랜드 (히)스토리로 바뀌었다.



    원본부터 화질이 좋지 않지만 클릭 확대해서 열심히 읽어보면, 뭐... 대.다.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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