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은 원래 각자 10x10 그리드에 5칸 길이의 항공모합, 4칸 길이의 전함, 3칸 길이의 구축함, 2칸 길이의 경비함을 5척(1/1/2/1) 배치하고 서로 상대 진영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교대로 좌표를 부르며 미사일을 쏴서 먼저 다 격침(배의 모든 칸에 미사일을 맞음)시키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 그리드 크기, 미사일을 쏘는 규칙(1발씩 교대, 5발씩 교대 등등)이나 함정의 구성에는 여러 배리에이션이 있다. 레이더가 발전하며 구닥다리 게임이 됐다가 스텔스함이 투입되면서 다시 현실성을 가지게 된 초 구닥다리 게임이다.
이 영화는 이 원작을 무려 외계인 상대로 살리기 위해 무시무시한 무리수를 두는데, 외계인 우주선이 5대가 오다가 하나가 '고작 인공 위성과 충돌했다는 이유로' 아작나고 4대가 하와이 인근 태평양에 낙하. 그리고 낙하하자마자 반구형 결계를 쳐서 물리적으로 아무도 못 들어오는 게임 스테이지 셋팅. 그 안에는 미해군 구축함 2척, 일본 해상자위대 쩌리 1척, 그리고 이제는 관광지가 된 퇴역 전함 미주리 1척이 있지. 이렇게 해서 4:4... 열라 공평해.
이 영화의 외계인은 지구에서 발신한 메시지를 듣고 온다는 설정인데, 그 행성 G가 지구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몰라도 항성계에 포함되어 있다면 아무리 가까워도 수십광년 정도일 것. 그렇다면 초광속 통신 기술이 없는 지구인이 보낸 메시지는 도착하는데 수십년이 걸리니 받을 때 쯤이면 보낸 사람은 다 죽었어야지. 멀쩡하게 늙지도 않고 살아있는걸 유일하게 설명할 방법이란 이 외계인은 초광속 항행으로도 모자라 무려 시간 여행 기술까지 가지고 있는 발달된 문명! -_-; 그런데 얘들이 고작 인공위성을 피하지 못해서 반으로 쪼개져 추락한다고? 100m 장애물 경주 하다가 마지막 1nm 정도 남기고 먼지에 걸려 다리 부러지는 소리...
게다가 미군이 외계인을 못보는 건 당연하다쳐도, 외계인도 지구 함정의 위치를 모른다니? 물론 F22 랩터에 고무줄 새총으로 대항하고 있다면 랩터의 레이더에 새총이 안 잡히긴 하겠지만, 이 거대한 쇳덩이가 탈탈 거리면서 움직이는데 못 찾는다?? 정말? 이 외계인들은 쇠만 보면 빨간 칠을 하는 쇠 오타쿠들인데?
반구형 결계 깨지기도 전에 이미 68살된 관광용 전함 미주리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관광용 전함에 탑재되어 있는 기관총알과 대포알만으로 모선을 아작내 놨지만, 결론만 놓고 말해서 이 외계인들은 결계만 없었으면 진작에 미해군 항모 비행단의 미사일 세례로 아작이 났을 허약한 아이들이다. 기왕 기술 개발 했으면 결계를 작게 쳐서 각 함정을 보호했으면 인공위성하고 부딪혀서 깨질 일도 없고, 총알에 유리 깨질 일도 없이 도착하자마자 지구를 정복했을텐데, 지능도 형편없이 낮은 듯 하다.
이런 모자란 외계인들이지만, 전반부에는 생포된 동료 외계인 구조를 위해 특공 돌입을 마다하지 않는 진한 전우애도 보여주고, 지구인과 1대1 대치 상황에서도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냅두는 쿨한 생명 존중 정신에, 후반부에 이르면 모성과의 통신 복구를 위해 (아마도 절박한 구조 요청) 불철주야 노력하는 모습에서 애잔함마저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