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제도에 더해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위약금3 제도를 요약하면 '2년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 그동안 약정 할인 금액의 전액 혹은 일부를 반환하라'는 제도이다.
판매자가 '얼마 쓰면 깎아줄게'라고 한 것에 구매자가 동의를 하고 구매했으니 구매자가 약속한 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면 판매자도 약속한 할인을 지킬 이유가 없다는 것. 이것만 놓고 보면 야박하긴 하지만 논리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실제로 유선 초고속 인터넷 업체의 약정 방식은 오래 전부터 이렇다.
하.지.만. 우리는 판매자가 약속했다는 할인의 속을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 http://news.hankooki.com/lpage/economy/201203/h2012031518351221500.htm
위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의 통신사는 68만원에 팔 수 있는 전화기에 95만원의 가격을 매겨놓고 요금 할인 등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시늉을 하고 있다. 27만원이나 되는 이 차액은 일반적인 약정 기간인 2년으로 나눠보면 매월 11,250원에 해당한다.
문제의 SKT의 LTE52 요금제는 매월 14,850원의 할인을 제공한다. 보통의 사용자가 이 요금제로 위의 휴대폰을 새로 구입했다면 매월 내야 하는 돈은,
월 이용요금 52,000 + 부가가치세 5,200 + 휴대폰 할부금 - 약정할인 14,850원
인데, 휴대폰 할부금에서 아까 계산한 거품을 분리해보면
월 이용요금 52,000 + 부가가치세 5,200 + (휴대폰 진짜 할부금 + 거품 11,250원) - 약정할인 14,850원
이고, 통신사가 멋대로 할부금에 가져다 붙인 거품을 살짝 옆으로 옮기면
월 이용요금 52,000 + 부가가치세 5,200 + 휴대폰 진짜 할부금 + (거품 11,250원 - 약정할인 14,850원)
이렇게 되고, 이걸 정리하면
월 이용요금 52,000 + 부가가치세 5,200 + 휴대폰 진짜 할부금 + (진짜 약정할인 3,600원)
이렇게 된다.
출고가를 높게 잡고 할인을 많이 해주면 원숭이 지능의 소비자는 싼 줄 알고 지갑을 쉽게 열 것이라는 것이 통신사의 계산이고, 우리는 거품이 왼쪽에도 붙고 오른쪽에도 붙으면 더하고 빼서 어차피 내는 돈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충 넘어가줬다.
이 시절에도 분실이나 파손 등으로 중도에 계약을 해지할 사유가 생긴 사람은 더 이상 할인 받지 못할 남은 거품을 잔여 할부금이라는 이름으로 떠안아야 했다. 이제는 거기에 더해, 앞서 할인해 준 거품까지 다시 토해낼 것을 요구하는 것이 위약금3이란 나쁜 놈인 것이다.
나쁜 ㅅㅋ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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